안상홍님의 마지막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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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

자정이 훌쩍 넘었는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 며칠 쉬면서 집안일도 돌보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던 남편이 낮에 친구를 만나고 와서는 내일 당장 인근 도시로 일하러 가게 되었다면서 서둘렀다.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여의치 않은 가정 형편을 생각해 바삐 움직이려는 남편을 보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저녁 식사 시간. 수저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침울한 분위기에 평소 말이 없던 남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들! 이제 아빠가 매일 집에 못오니까 아들이 아빠 대신 가장 노릇해야 돼, 동생하고 싸우지 말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말씀 잘 듣고... 엄마가 하시는 말에 무조건 '네'하고 대답하고 토 달지 말고 알았지? 그래야 아빠가 뼈가 으스러지게 일하는 보람이 있지, 아빤 아들만 믿는다."
그때 딸이 철없이 나섰다.
"아빠, 그럼 이제 돈 많이 벌어오는 거예요? 그럼 저 갖고 싶은 게 있는데 월급 타면 사주세요."
"너는 왜 그렇게 눈치가 없냐? 이 상황에서 꼭 그 말을 해야겠냐?"
명색이 오빠라고 나서긴 했지만 아직 철이 없기는 아들 녀석도 마찬가지다
"그러는 오빠는, 아빠가 퇴직금 타면 전자사전 사달라고 한다면서 뭘 그래?"
밥상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남편 보기가 민망했다. 안방에 들어와서도 말없이 짐만 챙기고 있는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여보, 당신 마음은 알겠는데 이제껏 제대로 쉬어보지도 못하고 계속 일만 해왔잖아요. 그러니까 모처럼 당신에게 주어진 휴가라 생각하고 이번 주는 좀 쉬고 다음 주부터 일 시작하는게 어때요?"
"이왕 할 일인데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게 낫지, 며칠 더 쉬면 뭐해. 시간만 아깝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디 남편이라고 쉬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사실 남편이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적잖은 나이에 직장을 옮겨 어쩌려고 그러나 싶었다. 그러다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늘 고생만 해온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아 가장의 책임을 다하려는 남편이 안쓰러울 뿐이다.


남편에게 투영된 하늘 아버지 안상홍님을 생각한다. 오로지 자녀들의 구원을 위해 수고의 삶을 사시면서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시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 말씀을 전하러 다니셨던 하늘 아버지 안상홍님.

 


"어머니 말씀 잘 듣고 기도 많이 하시고 전도 열심히 하십시오"
철없는 자녀들에게 당부하시고 돌아서실 때 떨어지지 않는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우셨을까. 하늘 부모님의 삶은 한순간도 당신을 위한 것이 없다. 그 희생과 사랑을 알지 못하는 자녀들은 먼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할 뿐이다. 그 중에 내가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철없이 굴었던 못난 내 모습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아직 어리지만 아들이 아빠의 당부를 조금이라도 따라 행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하늘 어머니의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나도 하늘 아버지 안상홍님의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장성한 자녀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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